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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blessu125
2023. 4. 24. 16:08
논밭에 사람이 많아졌다
객지에 나갔던 자식들이
삽 들고 흙을 판다
흙빛 같은 부모님 곁에
허여멀건 한 자식들이
보내준 쌀에 고추에 참기름에
편한 밥 먹다가
늙어 힘 부치는 부모를 돕는다
이런 고생 배울 필요 없다 하며
뼈 빠지게 농사져서 자식 뒷바라지한
앞집 뒷집 늙은이들만 남은 농촌
힘 부쳐서 품앗이도 못 해
이제 너희들만 기다린다
삽 잡고 흙을 파라
흙은 사람이 하자는 대로 가만히 있다
스스로 몸을 낮춰 너그럽게
씨앗이 드는 대로 품어 준다
마늘을 심자 마늘을 얻기 위해
땀을 심자 귀한 보람을 얻기 위해
추석 때는 날씨도 선선하고
너희들도 오고 일하기 참 좋구나
출처 : 농촌 어머니의 마음, 김순복, 도서출판 황금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