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남해 金山寺

남해 金山寺

 

안개 뚫고

남해 금산사에 오른다

안내인은

경치가 보이지 않는다고

애석해 했지만

내 허약한 몸에

정수리를 쪼개는

햇볕이었다면

비가 쏟아졌다면

어찌 이곳에 올랐으리

 

벼랑에 선 금산사

거룩한 신심이여

오르내리며 절을 지은

그 넋들은 지금 어디에

수미산에 안좌해 계시는가

 

소망 여쭙고

내려오는 중생

수많은 중생

싸구려 흰 블라우스에 

해맑은 얼굴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백성들

참으로 그들이 희망이로구나

 

 

 

출처 : 울리들의 시간, 박경리, 나남출판